제례

제사순서2

정윤덕 2018. 9. 24. 19:26

5. 제사의 본 절차

신주를 교의에 봉안하고 나면 이제 제사의 본 절차로 들어간다. 의례의 순서를 적은 홀기(笏記)의 창홀(唱笏)없이 진행된다. 홀기는 제관들이 많이 참례하는 묘제나 서원 향사에서만 사용한다고 한다. 옛날에는 참사들 모두가 의례절차를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당이나 정침에서 지내는 제사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의례절차는 일반 기제사의 순서와 같이 참신->강신->진찬->초헌. 독축->아헌->종헌->유식->합문->계문. 진다->사신->납주의 순으로 진행된다.

 

1. 참신(參神)

참신은 제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합동으로 신에게 참배하는 의식이다. 지정된 자리에서 일제히 두 번씩 절한다. 신주에는 항상 신이 깃들여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먼저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 조상신과 후손들의 첫 대면 인사이다.

 

2. 강신(降神)

강신은 제사 드릴 신을 강림케 하는 의식이다. 분향(焚香), 뇌주(酹酒), 재배(再拜)의 순으로 진행된다. 분향은 향을 피워 천상에 있는 혼(魂)을 부르고 뇌주는 강신 술을 모사에 부어 땅 속에 있는 체백(體魄)을 불러 혼백(魂魄)을 합치시키는 상징적 의례이다. 주인은 향안 앞에 나아가 향을 세 번 사르고 두 번 절한다. 다시 주인이 향안 앞에 꿇어앉으면 좌 집사는 잔반을 들고 종손의 왼편에 꿇어앉고, 우 집사는 주전자를 들고 주인의 오른편에 꿇어앉는다. 주인이 좌 집사로 부터 잔반을 받아들면 우 집사가 술을 따르고, 주인은 왼손으로 잔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술잔을 잡아 술을 모사에 세 번에 나누어 전부 기울인 다음 잔반을 집사에게 주고 일어나 두 번 절한다. 향은 향나무로 만든 목향이고 술은 청주를 사용하였다.


제사의례에서 참신을 먼저 하느냐 강신을 먼저 하느냐는 예로부터 많은 논란이 되어왔고 지금도 가문에 따라 일정하지 않다. 보통 지방(紙榜)으로 제사를 지내는 경우에는 신을 내리게 하는 강신례를 먼저 하고 나서 참신례를 한다. 그러나 사당에 신주를 모시고 있는 경우에는 신주는 조상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표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참신례를 먼저 한다. 그러나 참신한 후에 다시 신을 내리게 하는 강신례를 행하는 수순은 논리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서의 규정에도 제사의 종류에 따라 강신과 참신의 순서가 서로 다르게 되어 있어 난해한 부분이다. 기제나 묘제 등에서는 참신 후에 강신하는 순서로 되어 있는 반면, 사당에서 정월 초하루와 동지,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지내는 참례(參禮) 의식이나 청명, 한식, 단오, 중양 등 속절(俗節)에 올리는 천신제(薦新祭) 때에는 강신을 먼저하고 참신을 나중에 하는 순서로 규정되어 있다. 지금은 기제와 묘제만 남아있고 기제의 경우도 사당이 남아있는 종가에서나 드물게 선 참신(先參神)· 후 강신(後降神)의 유례를 볼 수 있다.

 

□ 초헌(初獻)

초헌은 신에게 첫 번째 잔을 올리는 의식이다. 초헌은 반드시 주인이 행하며 헌작(獻爵), 좨주(祭酒), 진적(進炙), 독축(讀祝), 재배(再拜)의 순서로 진행된다. 주인은 먼저 관세위에 가서 손을 씻고, 고위 전에 놓인 잔반을 내려 향안 앞에서 동향하고 서면, 우집사가 서향하여 서서 잔에 술을 따른다. 주인이 잔반을 받들어 원래의 자리에 올리고 난 다음, 비위의 잔반도 고위와 같은 방법으로 올린다.


잔을 올리고 나서 향안 앞에 서면 좌우 집사는 다시 고위와 비위의 잔반을 내려 각각 주인의 좌우에 선다. 주인과 집사는 함께 꿇어앉는다. 주인은 먼저 좌 집사로부터 고위의 잔반을 받아 모사에 조금씩 세 번에 나우어 붓고 좌 집사에게 주면 좌 집사는 원래의 자리에 다시 올린다. 비위의 잔반도 같은 방법으로 좨주(祭酒)한 후 다시 올린다. 헌작 한 다음에는 육적(肉炙)을 적상(炙床) 위에 올린다. 적(炙)은 헌작 때마다 안주용으로 바꾸어 올리는 특별메뉴이다. 쇠고기를 익히지 않고 날것을 올리고 그 위에 사지 두 가닥을 걸쳐놓았다. 적상은 적을 올리기 위하여 1차 진설 때에 제상의 가장 중심이 되는 자리에 조그만 상을 미리 준비해 두다.


다음에 좌우 집사가 메와 국그릇의 뚜껑을 열고 수저를 시접 위에 바르게 놓는다. 다음은 대축(축관)이 주인의 왼편에 꿇어앉아 축문을 낭독한다. 출주 고사 때는 주인이 직접 고하였는데 이번에는 축관이 대신하였다. 이 때 참사자는 모두 부복하여 고인을 추모한다. 축문은 신위께 오늘 제사를 올리게 된 사유를 고하는 내용으로 제사의 핵심이며 정점부분이다.

 

維 歲次 癸未八月癸酉朔 初三日乙亥 孝玄孫 善元 敢昭告于

顯十四代祖考 嘉義大夫刑曹參判 贈大匡輔國崇祿大夫議政府領議政兼 領 經筵弘文館藝文館春秋館觀象監事世子師諡文元公府君

顯十四代祖妣 贈貞敬夫人 昌寧曺氏 歲序遷易

顯十四代祖考 諱日復臨 追遠感時 不勝永慕 謹以 淸酌庶羞 恭伸奠獻 尙 嚮

 

“계미년 8월(초하루의 간지는 계유) 3일(간지는 을해)에 14대손 선원은

높으신 14대조 할아버지 가의대부 형조참판을 역임하시고 대광보국숭록대부 의정부영의정 겸 영경연 홍문관 예문관 춘추관 관상감사 세자사로 증직되신 문원공 부군과 14대조 할머니 증정경부인 창녕 조 씨께 감히 고하옵니다. 해의 차례가 바뀌어 14대조 할아버지의 기일이 다시 돌아오니, 추념되고 감동되어 깊이 사모하는 마음을 이길 수 없습다. 이에 삼가 맑은 술과 여러 음식을 차려 제향을 올리오니 부디 흠향 하시옵소서.”

 

축문 낭독이 끝나면 모두 일어난다. 주인은 부복하였다가 일어나 두 번 절하고 일어나 제자리로 돌아간다. 좌우 집사는 고위와 비위의 잔반을 내려 술을 퇴주기에 비우고 적상 위의 육적을 내린다. (집사들이 철주(撤酒)할 때 주인은 퇴주그릇을 들고 서서 받는다).

 

□ 아헌(亞獻)

아헌은 신위에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의식이다. 주자가례를 비롯한 예서에서 모두 아헌은 주부가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형제들이나 가까운 친척 중에서 행한다. 이 날의 아헌은 사계 선생의 둘째 아들 신독재 김집의 종손 김선오씨가 담당하였다. 14대손이다. 잔을 올리는 의식은 초헌 때와 같다. 다만 헌작 후에 육적 대신에 어적을 올리고 축문이 없는 것이 다르다.

 

□ 종헌(終獻)

종헌은 신위에게 세 번째 잔을 올리는 순서로 삼헌(三獻)이라고도 한다. 종헌은 주인의 동생이나 장남, 또는 다른 친지 중에서도 할 수 있다. 이 날의 종헌은 사계 선생의 12대손 김용숭 씨가 올렸다. 종헌의 절차는 아헌 때와 같다. 다만 어적 대신에 계적을 올리고 종헌 후에 술잔과 적을 내리지 않고 그대로 둔다.

 

□ 유식(侑食)

유식은 신에게 음식을 드시도록 권하는 절차이다. 주인은 첨작(添酌)하고 집사들은 삽시정저(揷匙正箸)한다. 첨작은 종헌 때에 올린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우는 것으로 식사하면서도 반주로 술을 더 드시라는 의미이다. 주인은 주전자를 들고 고위와 비위의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운다. 삽시정저는 식사를 하시도록 숟가락을 메 그릇 중심에 꽂고 젓가락을 시접 위에 가지런히 놓는 것을 말한다. 이 때 숟가락 안쪽이 동쪽을 향하게 하고 젓가락 손잡이가 서쪽이 되게 한다(西柄正箸). 주인은 향안 앞에 나아가 두 번 절하고 물러난다.

 

□ 합문(闔門)

합문은 신이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게 문을 닫고 기다리는 절차이다. 대청마루에 제청을 마련하였기 때문에 문을 닫는 대신 병풍을 앞으로 둘러서 제상을 가리고 주인 이하 참사자들은 모두 툇마루에 나와 대기한다. 조상이 식사하시는데 자손이 쳐다보는 것이 실례라고 생각해서 자리를 비켜드리는 것이다. 식사하는 시간은 일반구식경(一飯九食頃)이라 하여 밥을 아홉 숟갈 먹는 시간이라고 한다. 제청은 홍사초롱 불빛아래 어슴푸레하고 마당은 정료대의 화톳불이 가물거린다.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흠향하신다.

 

□ 계문(啓門). 진다(進茶)

계문은 식사가 끝났으므로 다시 문을 열고 제청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합문 후 5~6분 후에 축관이 기침을 세 번 하면 모두 제청으로 들어가 병풍을 원래대로 펼친다. 다음에 국그릇을 내리고 숭늉을 올린다. 참사자들은 조용히 손을 앞에 모으고(拱手) 머리를 숙인다. 이어서 수저를 내리고 메의 뚜껑을 덮는다.

 

□ 사신(辭神)

사신은 신을 보내드리는 작별인사이다. 참사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일제히 두 번 절한다. 축관은 축문을 사르고(焚祝) 종손은 주독을 닫고(合櫝) 두 손으로 앞가슴에 정중히 모시고 사당으로 올라가 감실에 원래대로 모신다.(納主) 이로써 모든 예가 끝나고 철상하여 조상이 흠향한 음식을 후손들이 음복한다.[출처; 정심재가족의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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