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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정윤덕 2013. 1. 24. 19:25

가슴 찡한 이야기


가슴 찡한 이야기
한 음식점 문이 슬며시 열리더니 
8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 왔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에 캐캐한 냄새가 풍겨 
한 눈에 걸인임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주인아저씨는 느닷없이 그들을 향하여 소리쳤다.
"이봐요~! 아직 마수도 못했어요~!"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자리를 잡았다.
주인 아저씨는 그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
"저어 ..아저씨! 우리 순대국 주세요~"
"응~~ 알았다...!! 그런데, 이리 좀 와볼래?!" 
주인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 수가 없구나" 
"거긴, 예약손님이 앉을 자리라서 말이야."
그렇지 안아도 잔뜩 주눅이든 아이는 
주인아저씨 말에 금방 시무룩해졌다. 
"아저씨 우리 빨리 먹고 나갈게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신이에요" 
아이는 눈물에 젖어 눅눅해진 
천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의 동전을 꺼내 보였다.
"알았다......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잠시 후, 주인아저씨는 순대국 두 그릇을 갖다 주었다. 
그런 후....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 보았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게~"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금 통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숟가락을 가져갔다.
그리고 국밥 속에 들어있던 순대며 고기를 떠서 
앞 못보는 아빠의 그릇에 가득 담아 주었다. 
"아빠 ~! 이제 됐어. 어서~ 먹어요..."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니까 어서 밥 떠~!! 
내가 김치 올려 줄게...." 
수저를 들고 있는 아빠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 아저씨는 조금 전에 
자기의 행동에 대한 뉘우침으로 
부녀를 제대로 바라볼 수 가 없었다.
순대국을 맛있게 먹고 나가는 아이에게
주인 아져씨는 받은 돈을 다시 돌려 주었다.
자기의 못난 행동을 후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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