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낭만

정윤덕 2016. 12. 17. 19:54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스폰 소릴 들어보렴


샛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사이로

짙은 색스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 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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