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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구곡

정윤덕 2013. 9. 19. 22:00

 

무이구곡(武夷九曲)/주자

 

武夷山上有仙靈 山下寒流曲曲淸 欲識箇中奇絶處 櫂歌閑聽兩三聲
무이산상유선영 산하한류곡곡청 욕식개중기절처 도가한청양삼성


무이산 위에 선영이 있으니 산아래 한류가 굽이굽이 맑더라

그 가운데 기절한 곳을 알고자 할진댄 돛대 노래를 한가히 두 서너 소리 들어봐라.
 

一曲溪邊上釣船 만亭峰影잠晴川 虹橋一斷無消息 萬壑千巖鎖翠煙
일곡계변상조선 만정봉영잠청천 홍교일단무소식 만학천암쇄취연


한 굽이 시냇가 낚싯배에 오르니 만서봉 그림자 맑은 내에 잠겼더라

 흥교가 한 번 끊어져 소식이 없으니 만학천봉이 모연에 잠겼더라.


二曲停停玉女蜂 揷花臨水爲誰容 道人不複荒(作陽)臺夢 興入前山翠幾重
이곡정정옥녀봉 삽화림수위수용 도인불복황(작양)대몽 흥입전산취기중


두 굽이 정정한 옥녀봉은 꽃을 머리에 꽂고 물에 임하니 누구 위한 얼굴인고

도인은 다시 황대꿈을 안 꾸나니 흥이 앞산 푸른 몇 겹에 들어가던고


三曲君着袈壑船 不知停櫂幾何年 桑田海水今如許 泡沫風燈敢自憐
삼곡군착가학선 부지정도기하년 상전해수금여허 포말풍등감자련


세 굽이 그대가 골짜기에 매어 둔 배를 보니 돛대 머문 지 그 몇 년이 되었는고

상전 해수가 지금 저와 같으니 물거품 바람 앞 등잔이 가히 불쌍하더라.


四曲東西兩石巖 巖花垂露碧攬(전毛+監)참 金계규罷無人見 月滿空山水滿潭
사곡동서양석암 암화수로벽람(전모+감)참 금계규파무인견 월만공산수만담


네 굽이 동서 두 바위들에 바위에 꽃들은 이슬 머금어 푸르게 드리워 있더라

금 닭이 울어 파함을 아는 이 없는데 달은 빈 산에 가득하고 물은 못에 가득하더라.


五曲山高雲氣深(돌) 長時煙雨暗平林 林間有客無人識 欲乃聲中萬古心
오곡산고운기심(돌) 장시연우암평림 임간유객무인식 욕내성중만고심


다섯 굽이 산은 높고 구름 기운 깊은데 긴 때에 안개비 평림에 어둡더라

숲 사이 객 있음을 아는 이 없는데 애내성중에 일만 옛 마음이더라.


六曲蒼屛요碧灣 茅茨終日掩柴關 客來倚櫂巖花落 猿鳥不驚春意閑
육곡창병요벽만 모자종일엄시관 객래의도암화락 원조불경춘의한


여섯 굽이에 푸른 병풍이 푸른 물굽이를 둘렀으니 띠로 이은 집 종일토록 사립문 닫혔는데

객이 와서 돛대 저으니 바위꽃 떨어지나 원숭이와 새들이 놀래지 않고 봄 뜻이 한가하더라.


七曲移船上碧灘 隱屛仙掌更回看 人言此處無佳景 只有石堂空翠(却憐昨夜峰頭雨 添得飛泉幾道)寒
칠곡이선상벽탄 은병선장경회간 인언차처무가경 지유석당공취(각연작야봉두우 첨득비천기도)한


일곱 굽이에 가서 배를 옮겨 푸른 여울 올라가니 은병선장을 다시 돌아보더라

가히 어여쁘다 어젯밤 봉우리에 내린 비여 비천은 얼마나 찬 것을 얻었는고


八曲風煙勢欲開 鼓樓巖下水영회 莫言此處無佳景 自是遊人不上來
팔곡풍연세욕개 고루암하수영회 막언차처무가경 자시유인불상래


여덟 굽이 바람에 연기 형세 열리고 북 다락같은 바위 아래 물이 엉켜 돌더라.

이곳에 아름다운 경치 없다고 말하지 말라. 이로부터 노는 사람들이 올라오지 않더라.


九曲將窮眼豁然 桑麻雨露見平川 漁郞更覓桃源路 除是人間別有天
구곡장궁안활연 상마우로견평천 어랑갱멱도원로 제시인간별유천


아홉 굽이 장차 다해 눈이 훤히 열리니 뽕나무 삼나무 비이슬이 평천을 보더라

어랑이 다시 도원 길을 찾으니 이 인간에 따로 하늘 있는 게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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